헬라어 ‘엑스타시스’는 신약성경에서 7번 나온다(막 5:42; 16:8; 눅 5:26; 행 3:10; 10:10; 11:5; 22:17). 이 명사는 두 가지 뜻으로 신약성경에서 사용되는데. 첫 번째 뜻은 놀라움(astonishment), 당황(bewilderment), 혹은 두려움(terror)의 감정을 표현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두 번째 뜻은 무아지경, 황홀경을 뜻하는 영적 정신적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영어 엑스터시(ecstasy)는 바로 정신적 황홀경이나 무아지경, 혹은 정신적 혼미상태를 의미하는 말로서 이 단어에서 유래했다. 이 명사의 동사는 ‘엑시스테미’, 혹은 ‘엑시스타노’인데, 문자적으로 ‘상태, 장소에서 벗어나다, 바꾸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타동사로는 '놀라게 하다, 혼미하게 하다' 의 뜻을 가지고 있고, 자동사로는 ‘놀라다’의 의미와 함께(마 12:23; 막 2:12; 눅 8:56; 행 2:7; 8:13), ‘미쳤다’의 뜻으로도 사용된다(막 3:21; 고후 5:13)

황홀경의 경험을 흔히 한국 교회에서는 ‘입신(入神)’이라는 표현하면서, 특별한 영적 신비체험을 말한다. 신약성경과 초기 교회는 황홀경의 경험을 성령의 은사로서 간주하지는 않는다. 황홀경 상태의 환상과 하늘의 음성에서 ‘음식법’을 지켜왔던 유대인 베드로는 이 경험을 통해 장차 이방인과의 교제와 선교에 있어서 율법 문제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는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었다(행 10:35). 로마 백부장 고넬료 가정에 나타난 성령의 역사를 보고서 이것을 확인하였으며, 예루살렘 교회에 자신에게 일어난 황홀경의 경험과 성령의 역사를 보고하였다(행 11:5, 18).

바울은 예루살렘 군중 앞에서 자신의 회심과 이방 선교의 노력이 성전에서의 기도 중에 황홀경 상태에서 들린 주님의 말씀을 통해 행하게 된 소명의 삶이었다고 증언하며, 자신의 생애를 바꾼 다메섹 도상과 성전에서의 황홀경(ecstasy)을 증언한다(행 22:6, 17). 내세의 경험을 이야기한 바울이 결코 그것을 자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엑스타시스’의 경험이 초기 교회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되는 영적 신비적 경험이지만, 교회가 강조하거나 추천하는 경험이라 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 이유는 아마 ‘엑스타시스(무아지경)’가 성경의 전통 밖, 이방 문화와 종교에도 다양하게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황홀경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예언이나 종교적 행위가 예언자 시대나, 가나안 종교, 그리고 그레코 로만시대의 다양한 밀교의식, 신탁행위에서 흔하게 보이기에, 유대교 지도자들은 역사적 예수의 치유나 축귀를 ‘황홀경’의 종교 행위자, 혹은 귀신들린 자의 치유 행위라 간주한 것이다. 예수의 친족들은 예수를 “미쳤다”(엑시스테미) 고 생각하고 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막 3:21).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은 예수를 귀신의 왕 바알세불에 사로잡힌 존재라고 생각하고 예수를 정죄하였다(막 3:22). 나사렛 회당에서 예수가 이사야 61장을 근거로 예언과 성취의 설교를 하였을 때, 고향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의 예언 행위에 대한 거부감으로, 그를 낭떠러지로 끌고 가서 밀쳐 떨어뜨리고자 하였다(눅 4:29). 여기에 보이는 역사적 예수의 모습은 이방 종교의 황홀경에 의지해서 축귀, 혹은 예언행위를 한다고 간주하기에 아마 “미친 자”로 정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엑스타시스’는 결코 성령의 은사가 아니다. 황홀경의 경험을 바울은 결코 자랑하지 않았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베드로와 바울의 황홀경 경험은 이방 선교를 향하신 하나님의 분명한 뜻과 증언하는 삶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환상과 하늘의 음성이었다. 이것은 결코 하나님과의 합일(union)이라는 영성적 목표를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 아니며, 교회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역사하는 성령의 은사와도 관련이 없다.